단백질 먹으면 콩팥에 안 좋다? 당뇨가 생긴다? 단백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1장: 단백질을 둘러싼 오해, 숫자가 감추고 있는 진실
단백질 섭취를 두고 벌어지는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흔히 고단백 식단이 신장을 망가뜨리거나 당뇨를 유발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쓰이는 논문들은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에 기반하기 때문에 발생된다. 관찰 연구란 특정 집단의 생활 습관을 일정 기간 지켜보며 특정 질병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방식인데, 이 연구에서 발견된 연관성이 반드시 원인과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이런 연구 결과 조차도 앞뒤 맥락없이 논문 한줄만 인용하여 설명하거나, 사실과 다른 과장된 내용으로 단정하고 일반화까지 시도하는 경우들을 많이 목격하였다. 논문은 단편적 독해로는 실제 사실에 접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현재 어디까지 연구되었는지 살펴고자 한다.
1. 관찰 연구가 강조하지 않았던 ‘맥락’과 초기 연구들의 한계
흔히 단백질을 먹으면 신장(콩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단백질의 위험성을 경고할 때 자주 인용되는 연구가 네덜란드의 알파 오메가 코호트(Alpha Omega Cohort) 연구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연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미 심근경색 후 당뇨, 고혈압 등으로 기본적으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60~80대 대상자들일 뿐,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었다.
이 경우는, 이미 질병과 노화로 장기들의 잔존 기능(예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식이 패턴의 변화 또는 과량 섭취가 기저질환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과거의 영양학 분야에서는 대규모의 정교한 연구가 부족했기에, 이런 특수한 질환군에서 얻은 데이터가 마치 건강한 일반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진실인 것처럼 확대 해석된 경향이 있다. 심지어 이런 앞뒤 맥락없이 주의를 요한다는 점만 강조하는 연자들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이는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못한 단편적인 해석에 불과하고, 이렇게 일반화하여 설명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
이후 많은 후속 연구들이 나왔는데 고위험군과 일반군에서의 위험 차이, 그리고 단백 제한으로 인한 리스크 증가, 고단백 섭취의 실제 위험성 크기에 대한 연구들이 누적되어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 식품 연구의 현실적 한계: 왜 완벽한 실험은 어려울까?
일반적으로 의학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는 무작위 대조 시험(RCT)을 통해 확보된다. 하지만 다른 여느 연구들과는 다르게, 식품 연구에서는 완벽한 연구 설계를 구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약은 정해진 양을 정해진 시간에 먹이기 쉽지만, 음식은 수십 년간 이어지는 복합적인 생활 양식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서는 실제로 수년 동안 연구참여자들을 특정 공간에 격리해 놓고 정해진 양의 단백질만 먹게 하거나 다른 음식을 철저히 차단하는 실험 설계를 해야하는데, 이러한 연구는 동물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 현실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단편적인 실험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질 높은 메타분석과 같이 여러 연구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큰 흐름과 방향성을 읽어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식품 연구가 가진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특정 연구 하나, 특정 수치에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 관리에 독이 될 수 있다.
제2장: 단백질 = 신장에 부담?, 두려움 너머의 <실질적인 가이드>
단백질 섭취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킨다는 우려는 의학계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단백질 섭취로 인한 신장의 변화를 병적인 손상이 아닌, 인체의 유연한 적응 과정으로 재정의하는 경향을 보이며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부족을 경계하는 쪽으로 선회됨이 확인된다. 본 장에서는 신장이 단백질을 처리하는 생물학적 원리와 함께, 우리가 왜 불필요한 공포에서 벗어나야 하는지 학술적 근거를 통해 살펴본다.
1. 적응성 과여과: 신장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
단백질을 섭취하면 혈액 내 아미노산 농도가 상승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신장은 원래하던 일을 일시적으로 더 하게 된다. 즉, 콩팥의 기본 단위인 사구체는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인 여과량을 일시적으로 높이게 되는데, 이를 적응성 과여과(Adaptive Hyperfiltration)라고 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계단을 오를 때 심박수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이러한 현상은 임신이나 신장이 하나만 가지고 있는 사람에서도 나타나는 일정의 당연한보상기전의 일환으로, 먹은 양이 많아지고 노폐물이 늘어나니 신장이 스스로의 기능과 업무량을 조절하여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이런 현상이 콩팥에 문제가 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실제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결과, 고단백 식단이 사구체 여과율을 높이더라도 이것이 실제 신장 조직의 손상이나 만성 신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신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일정 범위의 부하를 조절할 수 있는 예비능이 커서, 들어온 영양소를 처리하기 위해 스스로의 업무 강도를 조절할 능력과 여유가 어느정도 있다는 의미이다.
2. 한국인 데이터를 통해 본 신장 건강의 실체
해외의,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들로 구성된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일반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에 한국인의 데이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질병관리청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대한민국 성인의 약 90%이상은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7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도 투석이 필요하거나 신기능이 매우 낮은 투석 위험군은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하다. 물론 신기능 수준과 관계없이 만성질환자들은 별도로 존재하고 이들 속에 고위험군이 존재하지만 모든 만성질환자가 단백질 섭취의 고위험군은 전혀 아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도, 건강한 성인에서 일상적인 수준의 단백질 섭취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오히려 단백질 섭취량이 충분히 유지하는 것과 만성 신질환의 위험이 감소하는 것 과의 상관성도을 보여주는 결과도 존재한다. 이는 단백질이 전신 대사와 혈관 건강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신장 보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수의 건강한 한국인에게 단백질 섭취하면 콩팥이 나빠진다는 명제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으며, 단백질 과량 섭취를 주의해야 할 대상자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단백질을 ‘더 먹는다’와 ‘과량’ 섭취함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도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근래 유튜브나 언론의 보도 방식에서는 이런 중요한 차이에 대해서는 거의 구분하지 않고 설명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이를 본인의 상태와 맞지 않게 실천하여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들을 많이 목격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3. 노년기 사망률과 단백질 섭취의 반전
노년기 관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백질 섭취와 사망률의 관계이다. 흔히 신장이 나쁘면 단백질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코호트 연구에서는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단백질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함이 보고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신기능(사구체 여과율)이 다소 떨어진 만성 신질환 1~3기 환자들에게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반대로 단백질을 권장량 미만으로 적게 섭취하는 그룹은 신장 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더 높은 사망률과 연관되었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노인에서 신장 기능이 있을 때 단백질은 적어도 부족하지 않게는 해야한다는 점이다. 신장의 미세한 수치를 지키기 위해 단백질을 기피하는 행위가 콩팥에는 소폭 도움이 될 수 있을진 몰라도 오히려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단백질 과량 섭취에 관한 연구 결과
단백질은 약품이 아닌 식품이기에 조금 더 먹는 수준부터 아주 많이 먹는 경우까지 그 섭취 편차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단백질이 신장에 무리를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반적인 권장량을 훨씬 상회하는 초고단백 식단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중 대표적인 연구는 운동을 병행하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체중 1kg당 3.3g에서 최대 4.4g에 달하는 단백질을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한 사례이다.
여기서 말하는 체중당 4.4g이라는 수치는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하기 매우 힘든 엄청난 양이다. 예를 들어 체중 70kg인 성인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약 308g의 순수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데, 이는 매일 닭가슴살 13~15팩을 먹거나 달걀을 50개 가까이 섭취해야만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식단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 참여자들의 사구체 여과율이나 전신 혈관계 지표에서는 유의미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우리 신장이 가진 대사 처리 능력이 보통의 우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예비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 하나만으로 고단백 식단이 평생토록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어렵다. 사람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초고단백 식이를 강제하는 완벽한 임상 시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개인의 유전적 요인이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저 질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연구는 수년 이내로 관찰한 연구결과로, 수 십년 이상의 훨씬 더 장기적인 추적 관찰시 결과가 어떻게 바뀔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겠다. 연구 참여자들이 대부분 운동을 병행하며 대사가 활발한 건강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이 연구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수확은, 적어도 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일상에서 단백질을 조금 더 챙겨 먹거나 보충제를 한두 잔 추가하는 정도로는 신장에 치명적인 무리가 가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과거에 막연하게 가졌던 단백질 공포증의 상당 부분이 실제 임상 데이터 앞에서는 힘을 잃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극단적인 수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신장의 훌륭한 적응 능력을 신뢰하되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유연하게 식단을 구성하는 지혜이다.
5. 주의가 필요한 소수의 집단과 실전 가이드
초고단백 연구 데이터가 보여주듯 건강한 신장은 엄청난 예비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이에게 무제한의 단백질 섭취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의학 현장에서 단백질 과량 섭취를 경계해야 하는, 이를 넘어 단백질 섭취량 제한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의학적으로 직접적 문제가 되는 분들은 사구체 여과율이 30ml/min/1.73m² 미만으로 떨어진 중증 만성 신질환자나, 신장 하나를 적출한 경우, 혹은 신기능 수치와 무관하게 소변에서 단백질이 다량 검출되는 현성 단백뇨 환자들이다. 이러한 신장질환 고위험군은 단백질 대사 산물을 배설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아져 있어, 과도한 섭취가 신장의 병적 진행을 앞당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제한' 그 자체가 아니라, 제한으로 인해 잃게 되는 것들에 대한 기회비용이다.
만성 신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의외의 결과가 관찰된다. 흔히 신장이 나쁘면 단백질을 줄여야 신장을 더 오래 쓸 것이라 믿지만, 실제 데이터는 단백질을 가장 적게 먹는 그룹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 신장의 미세한 수치를 방어하기 위해 단백질을 극도로 제한하는 행위가, 콩팥을 지키기도 전에 환자의 생명력 자체를 갉아먹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노년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기에 접어든 만성 신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노년층에서 단백질을 가장 적게 먹는 그룹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흔히 나이 들고 질병이 많고 신장이 나쁘면 단백질을 더 줄이고 신장을 보호해야 오래 살 것이라 믿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이다. 노화로 인해 이미 신체 예비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단백질마저 부족해지면 근육이 급격히 빠지는 근감소증이 가속화되며, 이는 낙상과 골절,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져 결국 요양병원으로 향하는 시간을 앞당긴다. 콩팥을 보호하는 이득보다 근육을 포함한 신체 전반을 보호하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단백질이라는 영양소 그 자체가 아니라, 내 몸의 정확한 상태를 알지 못한 채 행하는 막연한 공포와 그로 인한 무분별한 섭취 제한이다. 필자의 경험상 일반인이 가장 흔히 하는 건강관리의 실수는, 수치 하나에 매몰되어 내 몸 전체의 활력과 생존을 포기하는 '부분 최적화의 오류'이다. 절대다수의 건강한 한국인에게 단백질은 신장을 파괴하는 독이 아니라, 노년의 활력을 유지하고 건강 총점을 지켜내기 위한 가장 든든한 에너지원이자 필수적인 신체 구성 성분이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소수의 집단이 가져야 할 실전 가이드는 '무조건적인 제한'이 아닌 '전략적 섭취'로 수정되어야 한다. 고위험군에 속하더라도 주치의와의 긴밀한 상의를 통해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 이상의 단백질은 반드시 전략적으로 챙겨야 한다.
제3장: 단백질과 혈당, 어떤 단백질을 먹는가의 문제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에 신경 쓰는 분들이 가장 흔히 듣는 경고가 고기 섭취를 줄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깊이 들여다보면, 핵심은 단백질이라는 영양소 자체가 아니라 그 단백질을 어떤 음식의 형태로 섭취하느냐에 있다. 우리는 단백질만 따로 떼어 먹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식품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에, 그 식품에 포함된 다른 성분들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1. 범인은 단백질이 아닌 가공육과 첨가물이었다
고단백 식단과 당뇨의 연관성을 지적할 때 제시되는 연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문제가 되었던 식품군은 대부분 소시지나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이었다. 이들은 고기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양의 나트륨과 포화지방, 그리고 보존을 위한 각종 화학 첨가물이 범벅된 가공식품에 가깝다. 이러한 성분들은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주범이다.
반면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단백질은 오히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에 비해 소화 속도가 느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주며,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스파이크 현상을 억제한다. 최근의 메타분석 결과들에 따르면, 순수한 단백질 성분은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혈색소 수치에도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단백질이 당뇨를 유발한다는 공포 때문에 고기 자체를 피할 것이 아니라, 소시지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을 멀리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다.
2. 동물성과 식물성의 조화, 균형의 미학
단백질 섭취 전략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급원의 균형이다.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흡수율이 높아 근육을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지방 함량이 너무 높은 부위만 고집할 경우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고, 장내세균총의 다양성 문제 등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때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것이 식물성 단백질이다.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절대 함량이나 근육 합성 효율이 동물성에 비해 조금 낮을 수 있으나, 풍부한 식이섬유를 동반한다. 식이섬유는 장내에서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 안정에 크게 기여하며,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늘어날수록 당뇨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대규모 역학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동물성 단백질로 근육 합성의 재료를 충분히 공급하되, 식물성 단백질을 섞어 섭취함으로써 혈당 조절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두 단백질의 조화는 근육 합성과 혈당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최선의 전략이다.
3. 인슐린 지수의 오해: 단백질은 훌륭한 조력자임.
많은 분이 탄수화물만이 인슐린을 분비시킨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단백질 역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유청 단백질처럼 흡수가 매우 빠른 단백질은 인슐린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당뇨 환자들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혈당이 치솟아 인슐린이 억지로 끌려 나오는 상황이지, 단백질에 의해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단백질의 인슐린 반응은 탄수화물과 성격이 다르다. 단백질에 의한 인슐린 분비는 오히려 식후 혈당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방어하는 완충 작용을 한다. 또한 분비된 인슐린은 섭취한 아미노산을 근육 세포 안으로 밀어 넣어 근육 합성을 촉진하는 신호탄이 된다. 특히 노화로 인해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진 노년기에는 이러한 단백질의 자극이 매우 중요하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로 근육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몸의 가장 큰 혈당 소비처인 근육이라는 공장을 활발히 가동하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4. 결론: 근육의 질 강화를 통한 혈당 보험이 더 큰 이익
결국 건강한 단백질 섭취의 핵심은 식품의 질과 섭취의 맥락에 있다. 지방이나 당류 함량이 낮은 고품질 단백질을 선택한다면 혈당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근육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모든 전략에서 식사만으로 채우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선호된다. 그러나 만약 현실의 한계로 인해 일반 식사만으로 단백질 요구량을 채우기 어렵다면, 당류와 인공감미료가 적게 들어간 단백질 보충제나 프로틴 쉐이크를 활용하는 것도 식단을 완성하는 좋은 전략이 된다.
혈당 관리만을 이유로 단백질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당장 앞의 작은 이득을 보려다 가장 큰 혈당 조절 자산인 근육을 파괴하는 일이다. 근육은 우리가 먹은 포도당의 6~70%를 소모하는 거대한 저수지다. 이 저수지가 말라버리면 아무리 식단을 조절해도 혈당 조절은 불가능해진다. 건강 총점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육이라는 든든한 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제 4장. 제언: 특정 장기를 살리려다 초가삼간을 태우지 마세요
단백질을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것과 충분히 먹는 것, 그리고 더 많이 먹는 것은 분명히 결이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시중의 수많은 의학 정보는 단백질을 더 먹는 것과 과량 섭취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막연한 공포심만 조장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맥락 없이 단백질이 몸에 좋지 않다는 매스컴의 보도는 경계해야 한다.
수많은 연구가 가리키는 공통적인 진실이 한 가지 있다. 적어도 단백질을 덜 먹는 것만큼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족하면 해당 장기에 대한 긍정적 효과보다 전신에 대한 부정적 효과가 상회하기 시작했고 수명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그런데 한국인의 영양 통계를 보면 중년 이후 단백질 섭취량은 대다수 부족을 향하고 있고, 노년기로 갈수록 그 정도는 심각해진다. 우리 일상 식사에서 의외로 가장 쉽게 부실해지는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이루는 필수재이며, 건강 총점을 지켜내기 위한 가장 든든한 밑천이다. 과잉 섭취의 위험성은 피해가면서 부족은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다수의 건강한 한국 성인에게 단백질은 신장을 파괴하는 독이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챙겨 먹어 부족함을 예방하는 수준은 신장이나 당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영양소 그 자체가 아니라, 내 몸의 정확한 상태를 알지 못한 채 행하는 막연한 공포와 그로 인한 무분별한 섭취 제한이다.
혈당 수치 1점을 낮추거나 신장 수치 하나를 지키기 위해 단백질을 끊고 근육을 잃는 것은, 우리 몸의 가장 큰 혈당 소비처이자 엔진인 근육을 스스로 파괴하는 일과 같다. 이는 장기 하나를 살리려다 몸 전체라는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건강 총점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육이라는 든든한 보험을 들기 위한 전략적 단백질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본인의 상태에 맞게 운영하되, 최소한 부족함만큼은 반드시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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